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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30 05:39

6월30일 새벽, 이명선 아나운서의 강쥐 구출기

거리 집회를 인터넷 생방송으로 보는 시대를 살고 있다. 하루 십만이 넘는 네티즌들이 인터넷 방송으로 시위를 지켜보면서 거리와 웹, 이질적이면서도 매우 동질적인 두 개의 공간에서 동시에 촛불집회는 계속되고 있다.

특히 진보신당 컬러TV는 진중권 교수, 정태인 교수, 그리고 홍일점 이명선 아나운서의 트리오를 내세워서 네티즌들 사이에서 큰 화재를 얻고 있다.

아마추어 미디어들이 캠코더를 통해 살아있는 생생한 시위장면을 중계하는데 집중해서 좋은 영상들을 제공하고있다면, 이들은 전문방송장비를 가지고, 주로 시위참가자들과의 인터뷰 및 상세하면서도 명료한 상황 설명으로 네티즌들의 안방투쟁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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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진행중인 진중권교수와 이명선아나운서(오마이에서 펌)


집회 초반, 이 쌩방송은 아무래도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진중권 교수의 덕을 많이 얻었다. 하지만 진중권 교수의 바통을 이어받아 새벽을 지키는 이명선 아나운서는 또렷한 목소리와 명확한 발음으로 피곤한 새벽투쟁을 중계해나가며 점점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했다.

나같이 새벽방송을 주로 지켜보는 이들에게는 오히려 또렷또렷한 목소리로 집회의 상황을 전달하면서도 때로는 격해져오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울먹이는 이명선 아나운서의 인간적인 진행이 점점 익숙해져 있다.

조리있게 말하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고 여겨졌는데 알고보니 이미 2년전에 '헤딩라인뉴스'로 네티즌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얻으신 분이더라.


그러던 중, 이분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사건이 생겼으니..


6월 30일 새벽 1시부터 이명선 아나운서의 방송을 지켜보았다. 경찰의 일방적인 힘에 밀리는 시위대의 상황을 차분하게 설명하던 이명선 아나운서의 방송은 새벽 2시경 급반전을 맞이하게 된다.

인도를 걷고 있는 시위대에게 갑자기 전경들이 무차별적인 연행을 감행한 것이다. 그녀는 집시법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시위대들을 대신해서 전경 간부들에게 연행의 부당성을 계속 상기시키면서도 시위대들에게 대처법을 차분하게 알려주며 연행자들을 진정시켰다.

만약의 사태를 대비해 연행되는 이들의 이름과 거주지를 일일이 파악하고, 전경버스의 소재지와 해당 간부의 이름까지 네티즌들에게 차분히 전달해주었다.

그런데 이 때 한 연행자가 가벼우면서도 절실한 부탁을 했다. 자기가 자동차를 청계천에 주차시켜두고 시위에 참가했는데, 그 안에 '베컴'이란 이름의 강아지가 있으니 맡아달라는 부탁을 한 것이다. 벌써 몇시간째 자동차에 갖혀 있으며 또 자신이 연행되면 얼마나 오랫동안 더 있어야할 지 모르기 때문인 것이다.

강아지를 키운다는 이명선 아나운서는 그 분에게 자동차키를 받았고 강아지를 돌봐주기로 약속을 한다.

그리고 한두시간, 시위대는 끌려가기 시작하고, 이명선 아나운서는 경찰들의 파렴치한 연행방법에 눈물을 참지못하며 울먹이며 방송을 이어간다. 목소리는 이미 쉰지 오래다. 한참이나 어린 전경에게 'XX년아, 꺼져'라는 말까지 들어가며.

새벽 5시, 결국 시위대는 대부분 연행되고 이 아나운서는 연행자와의 약속을 위해 발걸음을 청계천으로 옮겼다.

흰색 승용차에 갖힌 강아지를 보자마자 이명선 아나운서. 지금까지의 당찬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그냥 강아지를 좋아하는 젊은 여성으로 돌변. ㅋㅋ

차문을 열고 골든 리트리버를 조심스럽게 끌어낸 이명선 씨.

줄을 잡고 강아지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며, 아니 끌려 다니며 잠시 마이크를 방치...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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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연행자의 강아지를 데리고 집으로 향하는 이명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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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같은 방에서 이를 지켜보던 이들은 이런 이 아나운서의 모습에 치열하게 칭찬의 글을 쏟아냈다. 누가 반하지 않으랴.

내일, 아니 오늘 저녁에는 고민을 좀 해야겠다. 시청으로 나가? 아님 집에서 이명선 아나운서의 방송을 지켜봐? 아님 시청가서 이명선 아나운서에게 싸인이라도 받아?


좋은 사람을 만나면 이렇게 기분이 좋아진다. 그것이 오프든 온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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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분들이 방문해주시고, 또 추천까지 해주셨습니다. 새벽에 두서없이 쓴 글이라 이렇게 관심을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오늘은 고생하시는 칼라 TV 분들에게 조그만 후원금이라도 보낼까 합니다.

이명선 아나운서 계속 힘내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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